산업안전의 궁극적인 목표는 모든 근로자가 위험 없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실무자와 관리자는 각자의 역할을 맡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양측 간의 인식 차이와 의사소통의 부재로 인해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안전관리 업무에 있어 실무자의 현실적인 경험과 관리자의 제도적 관점이 충돌하면서 오해와 갈등이 잦습니다. 이 글에서는 실무자와 관리자 간의 시각차가 생기는 근본적인 이유를 분석하고, 조직 내 안전문화를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구조적·심리적 개선 방안을 함께 찾아 볼까합니다.

관점: 실무자와 관리자의 역할 인식 차이
실무자와 관리자는 안전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다릅니다. 실무자는 현장에서 직접 작업을 수행하며, 기계의 이상 징후나 작업 공간의 위험 요소를 체감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반면 관리자는 주로 점검표, 보고서, 법규 기준 등을 바탕으로 안전을 평가하고 조치합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인식 차이는 종종 실제 위험요소가 무시되거나 과소평가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예를 들어, 실무자가 "이 구역은 바닥이 미끄러워 사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해도, 관리자는 "점검표상 이상 없음"이라며 그대로 넘어가는 일이 많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관리자들이 현장의 '맥락(context)'을 고려하지 않고 시스템적 접근에만 의존할 때 발생합니다. 특히 매뉴얼 중심의 접근은 현장 유연성 부족을 초래하고, 실무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경험과 의견이 무시당한다고 느끼게 됩니다. 결국 이런 누적된 감정은 '관리자는 탁상공론만 한다'는 불신으로 이어집니다. 또한, 관리자는 종종 "규정대로만 하면 사고는 없다"는 신념을 갖고 있지만, 실무자 입장에서는 '규정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처럼 관점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서는 관리자의 현장 감각 강화가 필요하며, 실무자의 제안이 시스템에 반영될 수 있는 구조가 필수적입니다. 양측이 서로의 관점을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자세 없이 안전관리의 질은 높아질 수 없습니다.
갈등: 소통 부재와 책임 전가
현장에서는 실무자와 관리자 간의 갈등이 종종 안전 자체보다 더 큰 리스크가 되기도 합니다. 가장 흔한 갈등 원인은 바로 소통의 부재입니다. 관리자는 업무 지시를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실무자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설명할 기회가 없거나 무시당한다고 느낍니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현장에서는 '불필요한 지시', '말뿐인 안전'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게 됩니다. 예를 들어, 관리자 A가 위험요소가 있다고 판단해 어떤 장비의 사용을 중지시켰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러나 해당 장비는 현장에서는 매일 사용하는 필수 도구입니다. 이를 대체할 장비나 방법이 제공되지 않으면 실무자는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작업을 강행할 수밖에 없고, 이는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안전지시는 현장의 맥락과 실현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하며, 이를 위한 사전 협의와 피드백 루틴이 필요합니다. 또한,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면 실무자와 관리자 간의 갈등은 폭발적으로 커질 수 있습니다. 관리자는 "절차대로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실무자는 "현실에 맞지 않는 지시였다"고 항변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이런 문화가 정착되면 실무자는 문제를 숨기고, 관리자는 형식적인 절차만을 강조하게 됩니다. 이는 안전관리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요소입니다.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필요하며, 관리자에게는 소통 교육, 실무자에게는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감정의 골이 깊어지기 전에, 제도적인 정비와 문화적인 개선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해결책: 상호이해 기반의 협업 시스템 구축
실무자와 관리자의 시각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핵심은 ‘상호 이해’와 ‘협업 구조’입니다. 단순히 서로를 이해하자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조직의 시스템과 문화 속에 내재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 번째로는 관리자 대상 현장 감수성 교육이 필요합니다. 관리자도 일정 기간 현장에서 실무자와 함께 작업을 체험함으로써, 단순한 규정이나 매뉴얼로는 해결되지 않는 부분을 인식하게 됩니다. 이 경험은 이후 정책 수립과 점검 방식 개선에 큰 도움이 됩니다. 두 번째로는 실무자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공식 채널 확보입니다. 현장의 아이디어는 매우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개선안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월 1회 실무자 주도의 안전 브리핑 시간을 마련하거나, ‘우수 제안 포상제도’를 운영하면 실무자 참여도가 높아집니다. 세 번째는 책임 공유 기반의 안전관리 체계 구축입니다. 기존에는 사고 발생 시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는 구조였다면, 앞으로는 "왜 이 구조에서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는가"를 분석하고 시스템적 원인을 찾아 개선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사고 후 조치 회의에는 관리자와 실무자가 함께 참여하여 원인 분석과 해결책을 함께 도출해야 합니다. 또한, 합동 점검 시스템도 좋은 해결책입니다. 관리자와 실무자가 함께 현장을 순찰하면서 위험요소를 식별하고, 개선안을 논의하는 과정 자체가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됩니다. 단기적 성과보다 장기적인 안전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기업 차원의 철학 변화와 리더십이 필수적입니다.
안전관리는 단순한 절차의 문제를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와 협업이 중요한 영역입니다. 실무자와 관리자 간의 시각차와 갈등은 무관심이나 감정이 아니라, 구조적인 요인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습니다. 이 차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관점의 차이를 인식하고, 실질적인 협업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바로, 실무자와 관리자가 함께하는 안전문화를 만들기 위한 실천을 시작해 보세요. 현장을 이해하고, 소통하며, 함께 개선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안전은 완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