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혹한기, 산업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과 싸우고 있습니다. 바로 ‘한랭질환’입니다. 한랭질환은 예방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며, 때로는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산업재해로 번지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추운 날씨 속 근로자들이 겪는 위험, 실내외 작업 환경에 따른 차이점, 그리고 근로자를 위한 보호조치까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한랭질환이란 무엇인가?
한랭질환은 추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발생하는 건강 이상 상태를 의미하며, 대표적으로 저체온증(hypothermia), 동상(frostbite), 동창(chilblain), 냉해(cold injury) 등이 있습니다. 이런 질환은 단순한 감기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신체 기능을 마비시키고 심각한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응급 상황입니다.
저체온증은 몸의 중심 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지면서 발생합니다. 우리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려고 하지만,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고 보호장비 없이 오랜 시간 노출될 경우 체온 유지에 실패합니다. 초기에는 떨림, 혼란, 언어 능력 저하가 나타나며, 심하면 의식불명,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동상은 신체 말단 부위가 얼어붙어 조직이 손상되는 증상입니다. 손가락, 발가락, 코끝, 귓불 등에 주로 발생하며, 동상이 진행되면 감각 상실은 물론 조직 괴사, 절단까지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젖은 장갑이나 신발을 착용한 채 장시간 근무할 경우 동상 위험은 급격히 높아집니다.
동창은 반복적인 한랭 노출에 의해 혈관이 수축하고 염증 반응이 생기는 증상입니다. 비록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근로자의 생산성과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통증, 가려움증, 부종 등의 증상이 동반되며 반복되면 만성적인 피부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사업장에서는 이러한 위험 요소들을 사전에 교육하고, 날씨 변화에 따라 근무 환경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등의 예방 전략이 필요합니다. 특히 사업주의 책임하에 한파 예보 시 즉각적인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고령 근로자나 만성질환자를 우선적으로 보호하는 지침도 마련되어야 합니다.
실내외 작업 환경의 위험 차이
한랭질환은 단순히 실외 근로자에게만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큰 오해입니다. 실외 작업자와 실내 작업자 모두 위험에 노출되며, 환경 특성에 따라 증상의 유형과 심각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각각의 작업 환경에 대한 이해를 통해 보다 정밀한 예방 대책이 요구됩니다.
실외 작업자의 경우, 주로 건설 현장, 도로 공사, 철도 유지보수, 농작업, 항만 작업 등에서 일합니다. 이들은 바람, 눈, 습기, 급격한 온도 변화 등 자연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습니다. 특히 한파주의보나 경보가 발효된 날에는 체감온도가 급격히 낮아져 10분 이내에도 체온이 급감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실외 작업은 종종 고소작업이나 장비 운전 등을 동반하기 때문에 한랭에 따른 반사 신경 저하, 근육 경직 등은 곧바로 산업재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손이 곱고 움직임이 둔해지면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사고 발생 후의 구조 작업도 혹한기에는 더욱 어려워집니다.
반면 실내 작업자의 경우, 언뜻 보면 한랭질환 위험에서 자유로워 보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 대형 창고, 지하실, 냉동 창고, 환기 및 난방이 미비한 생산공장은 실외 못지않은 저온 환경을 유지합니다. 이러한 곳에서는 평균 온도가 영상 0도 내외로 유지되는 경우도 많으며, 한기를 장시간 받아 체온이 서서히 낮아지는 것이 문제입니다.
또한 실내에서 일하는 작업자들은 위험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방한복이나 보호장비 착용을 소홀히 하며, 이로 인해 예방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내는 바람이 불지 않아 체감온도가 높을 것이라는 인식은 큰 오산입니다. 실제로 밀폐된 실내 공간에서 방열 시스템이 없을 경우, 냉기가 축적되어 외부보다 낮은 체감온도를 경험하게 됩니다.
특히 위험한 상황은 실내외를 반복적으로 오가는 작업입니다. 예를 들어 창고와 야외를 수시로 오가는 배송 근로자나, 공사 현장의 관리자 등은 온도 차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며, 이로 인해 자율신경계에 스트레스가 누적되고 면역력이 저하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작업에는 체온을 서서히 적응시킬 수 있는 휴게 시스템과 동선 설계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근로자 보호를 위한 실질적 대책
한랭질환은 예방 가능한 산업재해입니다. 예방을 위한 핵심은 근로자의 인식 개선, 사업장의 체계적 대응, 그리고 맞춤형 방한 시스템 구축입니다. 아래에 제시된 보호 대책은 실질적으로 실행 가능한 전략으로, 많은 사업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1. 방한 장비 제공 및 착용 점검
- 모든 근로자에게 방한복, 방한화, 귀마개, 보온장갑, 목도리 등 보호장비를 지급해야 하며, 방한복은 두 겹 이상으로 구성된 다층 구조로 보온성과 방풍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합니다.
- 땀을 흘린 후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속건성 내의도 필수입니다.
- 특히 손발은 체온이 빨리 떨어지는 부위이므로 보온 장비 착용을 철저히 점검해야 합니다.
- 방한 장비가 손상되었을 경우 즉시 교체할 수 있는 재고도 확보해두어야 하며, 여벌 장비도 필수적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2. 작업시간 조절 및 휴식공간 마련
- 한파경보가 발령된 날은 업무를 단축하거나 연기해야 합니다. 가능한 오전 10시~오후 4시 사이의 상대적으로 온화한 시간대에 집중 배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 작업 중에는 최소 1시간 작업 후 15분 이상 따뜻한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도록 하고, 휴게 공간에는 히터, 온수기, 따뜻한 음료, 간이 침대, 핫팩 등을 구비해야 합니다.
- 작업 간 휴식의 중요성은 단순한 편의를 넘어 생명 보호의 관점에서 접근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법적 가이드라인 준수도 필요합니다.
3. 교육 및 응급대응 시스템 구축
- 한랭질환의 초기 증상(떨림, 멍함, 창백함, 감각 둔화 등)에 대한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해야 하며, 신규 근로자에게는 별도의 안전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합니다.
- 사업장에는 응급 키트(체온계, 핫팩, 보온담요, 응급약품 등)를 비치하고, 응급 연락망과 인근 의료기관 연락 체계를 마련해 두어야 합니다.
-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관리자와 작업 반장은 기본적인 응급처치법을 숙지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 심폐소생술(CPR) 교육도 병행해야 합니다.
4. 현장 맞춤형 설계와 유연한 근무제 도입
- 냉장/냉동 시설 근무자에게는 단시간 교대제를 실시하고, 업무 특성에 맞춘 유니폼과 방한 시스템을 설계해야 합니다.
- 야외 작업자에게는 이동식 난방기, 방풍막, 간이텐트 등을 활용해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작업장 출입구에는 바람을 막는 차폐 장치를 설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랭질환 예방은 단순한 개인 보호 장비 지급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것은 작업자의 생명을 지키는 최소한의 조치이자, 사업장의 법적·도덕적 책임입니다. 체계적인 시스템과 지속적인 개선이 이루어져야 비로소 실질적인 안전 환경이 구축될 수 있습니다.
한랭질환은 매년 반복되지만, 충분한 준비와 대응으로 얼마든지 예방이 가능한 재해입니다. 실내외 작업 환경을 정확히 진단하고, 맞춤형 방한대책을 수립하며, 근로자와 관리자가 함께 예방 의식을 공유해야 합니다. 오늘 하루도, 내일도 근로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첫걸음은 ‘예방’입니다. 지금 바로, 귀하의 사업장은 한랭질환에 대비하고 있습니까?